시청률 39.3%. 인기 드라마의 시청률이 아니다. 지난 3월 31일 동시에 막을 올린 KBS '신데렐라 언니', MBC '개인의 취향', SBS '검사 프린세스' 등 수목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을 모두 합한 수치다. '아이리스' 등이 방송됐던 지난해 말(43.7%)과 '추노' 등이 방송했던 올해 초(47.1%)에 비해 4~8%가량 낮다. 수목 드라마 전체 시청자 수가 줄었다는 얘기다.
수목 드라마는 젊은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에 방송해, 광고 수입과 직결되는 중요한 드라마다. 스타 배우의 복귀와 연기 변신 등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 드라마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같은 시청자 층을 겨냥한 멜로ㆍ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맞붙어 각축을 벌이며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분석하면서 각 드라마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시점 변하며 힘 떨어지는 '신데렐라 언니'
15.8%로 시작한 '신데렐라 언니'는 가장 선전하고 있으나, 18~19%대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주춤세의 가장 큰 이유는 문근영, 서우, 천정명으로 시점이 옮아가고 있는데, 초반에 문근영이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역시 문근영'이라는 호평을 받은 것에 비해 연기력 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문근영의 악역 연기 또한 어린 시절이나 성인이 된 지금이나 눈빛과 대사의 완급조절 만으로 일관해 입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신데렐라 언니'를 두고 '엿듣기 드라마'라고 지적한다. 효선(서우)이 은조(문근영)와 기훈(천정명)의 대화를 엿듣고 대성(김갑수)이 은조와 강숙(이미숙)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는 장면 등 극 전개의 핵심 요소로 엿듣는 장면이 자주 반복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벼운 스토리ㆍ진부한 전개 '개인의 취향'
12.5%로 출발한 '개인의 취향'은 여전히 1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며 평균 시청률 11.9%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가벼운 스토리와 전개 상의 문제를 꼽았다. 한 평론가는 "게이를 소재로 삼았지만 특별하다기보다는 소소한 이야기라서 스토리가 굉장히 약하다"면서 "진지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가벼운 스토리가 자칫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평론가는 "게이라는 설정이 일회성 해프닝으로 전개되면서 예전 트렌디 드라마와 다를 바 없이 진부해졌다"고 지적했다.
멜로와 에피소드 산만한 구성 '검사 프린세스'
철부지 검사의 성장기를 그린 '검사 프린세스'는 대본의 짜임새나 캐릭터의 재미는 인정받고 있지만 평균 시청률은 9.9%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드라마처럼 사건이 에피소드 별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미드처럼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큰 사건과 작은 사건이 뒤죽박죽 섞여 시청자들이 호흡을 따라가는데 벅찰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 평론가는 "멜로 드라마의 큰 줄기에 에피소드 형식을 곁들이고 있는 형식인데 에피소드가 너무 약해 오히려 산만한 느낌을 준다"고 꼬집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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