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팽팽한 긴장감과 삼엄한 보안경비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기 직전인 3일 새벽 0시부터(현지시간) 북중 국경지역인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 에는 공안당국이 1급 경비체제를 가동한 가운데 단둥역과 압록강 대교 주변으로 경찰 1,000여명 대거 투입됐다. 또 압록강에는 경비정 6대가 출현하는 등 마치 007작전을 연상시키는 일사불란한 보안경비 작전이 펼쳐졌다.
새벽 2시께 중국의 관료들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성들을 태운 6대의 미니 밴이 압록강 대교를 넘어 신의주에 들어갔다가 2시간여 뒤에 되돌아 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북측과 최종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탄 평양발 특별열차가 단둥역을 통과하던 이날 오전 5시20분께에는 무장한 공안들이 단둥역과 압록강 변에 2~3m 간격으로 배치됐다.
17량의 객차가 길게 꼬리를 문 특별열차는 압록강 철교를 지나 단둥역에 멈춰선 뒤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베이징(北京)과 단둥 등에서 활동하는 각국 관계자들과 일부 외신 기자들은 김 위원장의 탑승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역 진입을 시도하다 억류당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김 위원장이 첫 방문지인 다롄(大連)으로 향하던 오전 6시께에는 단둥~다롄간 고속도로가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됐고 김 위원장의 일행이 다롄 시내를 통과하던 오전 9~10시 사이에도 시내중심에 전면 교통통제가 실시됐다. 김 위원장 일행은 리무진을 포함한 의전차량 20여대에 나눠 타고 삼엄한 경호 속에서 다롄 시내를 이동했다. 의전차량에 앰뷸런스 1대가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목격되는 등 만약의 위급사태에 대비했다. 김 위원장 일행이 분산 돼 여장을 푼 다롄 시내 푸리화 호텔 앞에서는 '평양 15729' 번호판을 단 25인승 중형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일행 중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최태복 노동당 비서의 모습도 목격됐다.
다롄 현지 소식통은 "다롄 시 전체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며 "마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왔을 때를 연상시킬 정도의 경비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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