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의 원유 시추시설 폭발 및 침몰로 촉발된 원유 유출 사태로 미 4개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미국 최악의 기름 유출을 불러온 1989년 알래스카의 엑손발데스호 사고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17면
앨라배마주와 미시시피주는 1일(이하 현지시간) 기름띠가 해안 가까이 접근함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로써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주에 이어 4개 주로 늘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원유 시추시설 폭발 이후 처음으로 2일 오전 멕시코만을 방문,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 정치쟁점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고로 이미 길이 209㎞, 폭 112㎞의 거대한 기름띠가 형성됐는데, 시간이 갈수록 기름띠가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 일부 연구진은 지난달 29일 이후 지난달 30일 자정까지 이틀도 안돼 기름띠 면적이 세 배에 달하는 9,900㎢까지 확산된 것으로 관측했다. 당초 추정됐던 하루 원유 유출량(1,000배럴)이 5,000배럴로 늘어난 데 이어 하루 2만5,000~5만배럴에 이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 방제당국은 조류 및 바람의 영향으로 기름띠가 4일께 미시시피와 앨러배마주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양식 및 어업 피해는 물론 생태계 파괴로 막대한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폭발한 원유 시추시설 디프워터호라이즌을 임차해 사용해 온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유정봉쇄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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