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70만원(포항공대) 대 306만원(가야대)'.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처음으로 공개한 4년제 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1인당 평균 교육비(2008년 기준)는 979만원으로 나타났지만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포항공대(포스텍)과 가장 적은 가야대는 규모에서 무려 20배의 차이가 났다. 액수만 따져도 포스텍이 가야대에 비해 학생 1인당 6,000만원이나 많은 예산을 투자했다.
1인당 교육비는 대학이 재학생 1명에게 1년 동안 투자한 비용을 산출한 것이다.인건비와 물건비, 학비 감면액 등 일반회계, 기성회계, 발전기금회계, 산학협력단회계 등이 포함된다.
포스텍은 등록금으로 평균 541만8,000원을 받고, 1인당 교육비로는 6,370만원을 투자했다. 등록금의 11배 이상을 학생들에게 지출했다는 뜻이다.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포스텍(포스코) 성균관대(삼성)와 전통적으로 재단의 재정이 튼튼한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 등의 교육비 지출 규모가 컸다. 부자 재단이 투자도 과감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연세대는 2,362만원으로 전체 5위, 건국대(1,669만원)는 10위, 성균관대(1,609만원)는 11위, 고려대(1,468만원)는 14위에 각각 올랐다.
이밖에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서울대(2,598만원ㆍ3위)와 길재단이라는든든한 돈줄이 있는 가천의과대(1,738만원ㆍ7위), 아주대(1,543만원ㆍ12위), 한양대(1,362만원ㆍ16위), 가톨릭대(1,338만원ㆍ17위) 등이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등록금이 비싼 학교들은 대체로 학생에 대한 교육비 지출 규모도 컸으나,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장 비싼 등록금(907만원)을 받는 연세대는 등록금의 260%를 교육비로 투자했고, 이화여대도 등록금 평균 881만원의 151%인 1,334만원을 교육비로 지출했다.
고려대 한양대 건국대 서강대 경희대 등 서울 지역의 주요 사립대들도 등록금에 비해 교육비 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추계예술대는 895만원의 등록금을 받아 전체 2위에 올랐으나 교육비 지출은 746만원(98위)에 그쳤다. 등록금 순위 7위인 백석대(867만원)은 1인당 교육비가 506만원(16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숙명여대도 등록금(864만원)에 비해 교육비 수준(892만원)이 낮았고, 홍익대 역시 등록금 순위가 15위(834만원)였지만 교육비 순위는 49위(940만원)에 머물렀다.
교육비 투자에 인색한 대학들은 "학교 건물 신축 비용과 장학금 지급 등이 교육비에 포함되지 않아 공시된 교육비 산정 근거가 불분명하며, 그런 의미에서 등록금과 1인당 교육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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