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 오스트로브스키 글ㆍ테레사 브론 그림ㆍ김소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발행ㆍ396쪽ㆍ3만1,500원
400쪽에 가까운 어린이청소년 과학교양서라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고? 이 책은 방대한 지식을 풀어놓는 숱한 과학교양서와는 달라.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수식도 없지. 무엇보다 글이 별로 없는 희한한 책이야.
저자는 프랑스 니스대학 물리학 교수야. 그는 이 책의 페이지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짜를 정해놓고, 하루에 한 가지만 탐구하자고 제안하지. 탐구 소재도 지우개, 이쑤시개, 축구공 등 아주 재미있어. 가령 2월 6일에는 연필, 자, 책, 지우개를 손으로 튕겨보라고 주문하면서 관성이라는 개념을 가르쳐주는 식이야.
어느날에는 "알고 있는 미신에 대해 적어보라"고 하고, 서양악기의 종류를 설명해주기도 해. 엉뚱해 보이지만 하나같이 과학에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글이지. 또 매 쪽마다 주제와 관련있는 위인들의 짤막한 격언도 선물처럼 적어놓았어. 화가 세잔, 소설가 모파상, 과학자 뉴턴 등 분야도 가리지 않지.
이 책에는 질문과 여백이 많아. 물음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한 답을 빈 공간에 적으라는 거야. 정답은 없으니 마음껏 상상해도 좋아. 이렇게 365일 책과 놀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과학적 원리를 체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될거야. 저자의 친구로 199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조르주 샤르파크 박사도 "과학 산책이 이렇게 풍요로울 수 있다니!" 하고 감탄했다니까. 부모님과 같이 읽어도 좋아.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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