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출신의 두산 오른손 투수 김선우(33)는 2008년 한국 복귀 후 지난해까지 2시즌동안 17승17패(평균자책점 4.76)의 평범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대전 독수리'에는 유독 강했다. 지난 4월 6일 경기에서도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화전 통산 성적은 6승1패(평균자책점 2.80)로 2008년 9월 2일 이후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선우가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맞붙은 상대는 SK 김광현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최고 왼손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 김선우가 올시즌 상대한 번사이드(넥센), 유원상(한화), 김광삼(LG), 고효준(SK) 등과는 차원이 다른 에이스였다. 객관적인 매치업에서는 분명 밀렸지만 김선우는 '독수리 천적'다운 역투를 펼치며 류현진에게 깨끗한 판정승을 거뒀다.
김선우는 숨막히는 투수전 끝에 올시즌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4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의 눈부신 피칭으로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최고 150km의 강속구와 140km대의 날카로운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개인 통산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종전 기록은 7개. 또 지난해 9월 4일 광주 KIA전에 이어 2번째로 가장 많은 117개의 공을 던졌다.
시즌 3승(2패)을 거둔 김선우는 "상대가 류현진이었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실투 없이 던지려고 집중했다. 또 대전 구장이 작아서 코너 워크에 최대한 신경을 썼다"며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던진 게 주효했다. 투구수가 많았지만 제구에 자신이 있어 7회에 자원 등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최근 4연승 및 한화전 6연승을 거두며 선두 SK와의 간격을 3.5게임차로 유지했다. 올해 고비마다 팀 연패를 끊으며 에이스 노릇을 한 류현진은 8이닝동안 114개를 던지며 8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한 탓에 6연승에 마침표를 찍고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한화는 최근 4연패 및 대전 4연패.
류현진과 김광현의 희비는 엇갈렸다. SK는 광주에서 김광현의 6과3분의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IA를 3-0으로 꺾고 최근 12연승 및 원정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았다.
김광현은 최근 6연승 및 광주 구장 5연승을 달리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구원 선두 이승호는 11세이브. 빈타에 시달리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KIA는 9회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2경기 연속 영패 수모를 당했다. 홈 4연패.
부산에서는 롯데가 선발 송승준의 8이닝 2실점 호투와 홈런 선두로 올라선 가르시아의 솔로포(7호), 손아섭의 시즌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등을 앞세워 넥센을 5-2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또 이날 SK에 패한 KIA를 따돌리고 14일 만에 5위로 올라섰다. 꼴찌 넥센은 4연패. 잠실에서는 삼성이 LG를 3-2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하며 3위에 복귀했다.
부산=양준호기자
대전=이승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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