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당수가 날 비난해도, 여전히 노동당을 지지한다.'
고든 브라운(노동당) 영국 총리로부터 "꽉 막힌 여자"라는 '뒷담화'를 당해야 했던 평범한 노파 질리언 더피(65)씨가 브라운 총리에 대한 섭섭한 심정을 토로하는 인터뷰에 응하는 대가로 거금을 준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보수당 성향의 영국 대중지 '선'은 노동당을 곤란에 빠뜨릴 인터뷰 사례금으로 5만~7만5,000파운드(8,500만~1억2,700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피씨는 28일 영국 북부 로치데일에서 유세중인 브라운 총리에게 이민자 정책과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집요하게 따져 물었다. 브라운 총리는 일단 "만나서 반가웠다"며 서둘러 자동차에 타고 나서는 보좌관들에게 "지독하게 꽉 막힌 여자"라며 그녀를 비난했다. 그런데 이 말실수가 셔츠에 꽂혀 있던 방송마이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 사건 이후 더피의 집 앞에 취재진 50여명이 진을 치고 반응을 기다렸다.
이때 '선'지 기자들은 담을 타고 넘어가 더피씨에 거액을 제안하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더피씨는 제안을 거부한 채 이튿날 딸의 집으로 피신했다. 인디펜던트는 30일 "그가 돈을 벌 요량으로 타블로이드, 잡지 등에 잇따라 등장했다면 최소 25만파운드(4억2,500만원)를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피씨는 브라운 총리와 만났을 때 강조한 "노동당 지지자"로서 신의를 지킨 셈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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