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는 물론이고 은행 투자상담 창구의 최대 이슈는 다음달 3, 4일 예정된 삼성생명 공모 청약이다. 본보 증권팀 등 언론사에도 이 회사의 투자가치를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공모 이후 삼성생명의 주가전망과, 개인 투자자 기준으로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어떻게 뚫을지 점검해 본다.
일단 투자하는 게 유리
개인 투자자가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투자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모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해 볼만 하다'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공모가 11만원은 당초 예상(10만~10만5,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11만원은 업계가 평가한 내재가치보다 32% 가량 높은 수준인데, 지난 3월 상장된 대한생명과 비교하면 약 30% 정도의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라는 점이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공모 프리미엄이 높은 만큼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을 제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공모가 기준으로 22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과 ▦생보업계 1위 기업이라는 요인을 감안하면 여전히 공모주 투자는 매력적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공모가격이 낮은 편은 아니다"면서도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다른 업체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최대 5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비싼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1년간 시장 유통물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도 주가에는 긍정적 요소이다. 한 관계자는 "공모 물량이 총 주식의 27%에 불과한데다 외국인이나 기관 등이 장기 보유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유통물량은 발행주식의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도 "장기투자 성향의 투자자에게 얼마나 배정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통물량이 적고 펀드편입 수요가 많기 때문에,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수급 여건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청약한도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주(4,443만7,420주)의 20%. 일각에서는 대한생명 공모청약 경쟁률 26대1에 비춰볼 때, 10대1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청약에 도전하려면 수 천만원의 뭉칫돈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청약할 수 있다. 청약 경쟁률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배정받는 주식수가 줄기 때문에 청약에 앞서 증권사마다 다른 배정물량과 1인당 청약한도를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배정물량으로 보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의 조건이 유리해 보이지만, 투자자가 많이 몰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 공모 당시 중소형사의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경험에 비춰보면, 물량이 적은 증권사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1인당 10만주까지, 삼성증권도 우대고객(과거 1개월 자산 평잔 1억원 이상)에 한해 청약한도(5만주)의 2배인 10만주까지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우수고객에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6개 증권사에 중복 청약도 할 수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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