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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입 호흡 방치하면 성장·공부·얼굴에 안 좋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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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입 호흡 방치하면 성장·공부·얼굴에 안 좋대요

입력
2010.04.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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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은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고 탁해진 공기를 배출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인체는 먹어서 섭취한 영양을 에너지로 바꾼다. 인간은 하루 2만~2만5,000번의 호흡을 평생 쉬지 않고 한다. 이 때문에 호흡만 제대로 해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호흡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코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은 원래 음식을 씹기 위한 기관으로, 코처럼 공기를 정화하거나 가습하는 역할은 할 수 없다. 따라서 코로 호흡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세균도 입으로 호흡하면 막을 수 없어 감염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코 알레르기 전문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입 호흡을 하면 결국 면역력이 떨어져 천식과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비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면역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입 냄새가 심하거나 입이 돌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입 호흡하면 성장장애ㆍ학습부진ㆍ얼굴변형 생겨

김 원장은 올 2월 일본 치바(千葉)시에서 열린 제15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코막힘의 한방 치료, 입 호흡의 입 테이핑 요법에 의한 천식ㆍ아토피성 피부염ㆍ알레르기의 면역증강 효과'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2008년 10월~2009년 10월 1년 간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 1,022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성장장애를 비롯해 학습장애, 얼굴변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53%(531명), 아토피성 피부염 32%(327명), 천식 23%(235명), 치아 부정교합 13.3%(135명), 성장장애 11%(112명), 주걱턱 9.8%(100명) 등의 순이었다.

입 호흡을 하게 되는 주 원인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코 질환으로 인한 코막힘으로, 전체 입 호흡의 79.2%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잦은 감기에 의한 입 호흡이 15.5%, 과격한 운동으로 의한 입 호흡이 5.3% 순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입으로 숨을 쉬면 성장이 잘 안 되고, 정서불안과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평소 입 호흡을 하는 6~18세 남녀 학생 1,312명을 조사한 결과, 660명(50.3%)에게서 성장 부진이 나타났고, 396명(30.2%)이 정서불안ㆍ학습부진ㆍ산만 등을 경험하는 등 입 호흡이 성장과 정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 호흡은 얼굴 형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입 호흡을 하는 어린이 가운데 72명(5.5%)이 치아 부정교합이고, 32명(2.4%)이 주걱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 호흡은 구강 내 압력의 균형을 깨트려 장기적으로 치아와 아래턱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침이 말라 입 안이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충치 등 구강질환이 잘 생긴다.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해질 확률도 높아진다. 이외에 잠을 깊이 자기 힘들어 숙면 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성장부진이 나타나고, 성격이 예민해져 짜증이 많아지기도 한다.

자녀의 입 호흡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입을 항상 반쯤 벌리고 있거나, 입술이 늘 건조하고 입 안이 말라 있거나, 입을 벌리고 자면 입 호흡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른이라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건조하고 따끔따끔 아프거나, 입을 다물면 아래턱이 동그랗게 되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입테이핑ㆍ껌ㆍ노즈 리프트 치료 효과

입 호흡을 막으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과 비강을 넓혀주는 노즈 리프트, 껌ㆍ입 테이핑 치료 등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앞서 언급한 논문에서 "알레르기성 비염 어린이 531명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을 처방한 결과, 92.4%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입 테이핑 요법으로 입 호흡 습관을 고쳐준 결과, 96.9%의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콧속 공기통로를 확대하는 노즈 리프트와, 하루 3회 1시간씩 입을 다물고 양쪽 치아로 고루 껌을 씹는 껌 요법, 그리고 잠을 잘 때 입을 테이프로 막고 수면을 취하는 테이핑 요법 등도 입 호흡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입 호흡이 습관이 되면 하루 아침에 치료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자녀의 삶 전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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