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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호국영령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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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호국영령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입력
2010.04.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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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희생된 병사 마흔 여섯 명의 넋을 떠나 보내는 영결식이 오늘 오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된다. 해군가의 다짐대로 바다와 조국을 지키다 목숨 바친 병사들의 거룩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대전 현충원에 나란히 잠들 호국 영령들이 생사가 갈리던 처절한 순간의 고통과 공포를 잊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졸지에 혈육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면서도 대승적 결단으로 감동을 준 유가족들이 모진 시련을 이겨내기를 간곡히 바란다. 전국 곳곳의 분향소를 찾아 천안함 용사들을 기억하겠다며 맑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 많은 국민과 함께 유가족들을 위로, 격려한다.

우리는 오늘 아침, 사회 모두가 이념과 정치의 대립과 갈등을 잠시나마 벗어나 희생자들의 삶과 죽음을 순수한 마음으로 되새겼으면 한다. 사태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젊고 어린 병사들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하기보다 편협한 주장을 앞세워 다투는 데 매달린 이들은 이성과 균형을 되찾아 스스로 깊이 성찰해야 한다. 그래야 저 캄캄한 바다 속에 흔적도 없이 산화한 영령들도 가족 곁에 돌아와 편히 잠들 것이다. 그게'국가 애도의 날'로 정한 뜻이다.

군과 정부를 무작정 불신하는 이들은'국가 애도기간'에도 거친 논리로 '수중 폭발'을 반박하는 데 열중한다. 겉치레 명분이 무엇이든 속셈은 북한의 연루 개연성을 아예 부정하고 군과 정부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물론 군의 잘못과 침몰 원인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상적 초계 근무와 휴식 도중, 또는 잠을 자다 숨졌으니"영웅적 희생이 아니라 원통한 죽음일 뿐"이라고 떠드는 강퍅함은 차마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해야 가치 있다는 논리는 스스로 욕하는'영웅 신화'만들기를 닮았다. 나라를 지키다 숨진 군인은 계급이나 무공 등과 관계없이 소중한 목숨을 나라를 위해 바친 것이다. 그들을 영웅으로 부른다고 굳이 시비하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

어린 병사들의 참혹한 죽음을 억지로 미화하고 새로운 희생을 강요하는 애국주의적 선동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희생된 천안함 병사들은 모두 어려운 처지를 딛고 장기 복무와 함정 근무를 자원, 군인과 가장과 아들의 역할에 누구보다 성실했던 젊은이들이다. 삼킬 듯 사나운 파도에 때로 피를 토할 정도로 힘든 여건을 견디며 나라와 가정을 지킨 그들은 존경 받아 마땅한 영웅들이다. 오늘 우리 사회 모두가 진심으로 그들에게 고개 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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