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이 출구전략(금리인상)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며 조기금리 인상가능성에 쐐기를 박아왔지만 최근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고 각국들의 기류에도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정부도 '출구'쪽으로 사실상 입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분기 경제성장률이 '서프라이즈(깜짝실적)'수준으로 나옴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은 더 힘을 얻게 됐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7일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자칫 적절한 출구전략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정부 내에서도 출구전략과 관련된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출구전략 국제공조'원칙이 사실상 폐기되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 각국이 저금리로 위기를 수습하고 있어 또 다시 위기를 잉태하고 있다"며 '저금리 위험론'을 언급한 것 역시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성장률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7.8%로 집계가 됐다. 이는 한은의 수정전망치(전기비 1.6%, 전년동기비 7.5%)보다도 높은 수준. 전년 동기비 성장률은 2002년4분기(8.1%) 이후 무려 7년여만에 최고치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호조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민간부문에서도 고르게 회복세가 나타났으며 이제 우리경제는 장기성장경로에 근접했다"고 말해 위기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인정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 성장 흐름이 지속되면서 연간 5% 성장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물론 당장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은 없다. 또 정부 내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출구전략시기를 앞당기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무작정 늦출 수는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내달 12일 열릴 금통위에서 김중수 총재가 금리인상에 대해 지난 달보다 한층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진주기자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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