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까지 광주 구장 전광판에는 0의 행렬이 이어졌다.
양팀 우완 선발 KIA 윤석민과 SK 카도쿠라는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줬다. 지난해 SK전에서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79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윤석민은 최고 150km의 대포알 같은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8개를 잡아냈다. 시즌 5승 무패로 다승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카도쿠라도 절묘한 제구력과 낙차 큰 포크볼을 주무기로 KIA 타자 8명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팽팽한 균형은 7회초 1사후 SK 최정이 행운의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깨졌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한 나주환의 우전 안타로 1ㆍ3루. 이어 7번 김강민이 3루 베이스를 맞고 흐르는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3루 주자 최정이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여기에서 잇따라 대타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정상호 타석에 들어선 박경완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물을 끼얹었지만 SK에는 '명불허전의 해결사' 박재홍이 있었다. 지난 25일 인천 롯데전에서 8회 승리에 쐐기를 박는 대타 만루홈런을 작렬했던 박재홍은 또 다시 노련한 노림수를 앞세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결정타를 얻어 맞은 윤석민은 개인 2번째 10탈삼진 기록을 세우고도 힘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윤석민은 지난 2009년 6월 4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개인 최다인 10개의 삼진을 잡고 패전투수가 됐는데 공교롭게 이날도 시즌 첫 패를 당했다.
결국 SK는 4-0 승리를 거두고 11연승 및 원정 5연승의 파죽지세를 올렸다. 6이닝 5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지난해 한국 무대 데뷔 후 KIA전 첫 승을 거둔 카도쿠라는 시즌 6승으로 다승 2위군을 2승차로 따돌리며 독주채비에 나섰다. 지난해 8월 15일 대전 한화전 이후 10연승 및 원정 6연승의 신바람.
또 탈삼진 8개를 추가, 한화 류현진(35개)을 제치고 올시즌 처음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39개)로 올라섰다. 전승으로 승률도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2.37에서 1.98로 끌어내리며 4위에 랭크됐다. 마무리 이승호는 시즌 첫 10세이브.
카도쿠라는 "오늘은 승리 투수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 에이스가 나왔고 특히 이제까지 단 1승도 못 거둔 KIA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 기분이 좋다"며 "변화구를 더욱 낮게 던지고 제구에 신경을 쓰는 게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인 것 같다. 또 내가 던지는 날마다 타자들이 잘 쳐주니 어찌 이기지 않겠느냐"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선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KIA는 이날도 7안타에 4볼넷을 얻고도 집중력 부족으로 급기야 시즌 첫 영패를 당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가르시아의 연타석 홈런 등 13안타를 몰아치며 넥센에 10-2 대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대전에서는 두산이 김현수와 최준석의 투런포를 앞세워 한화에 14-5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3연패. 한편 잠실 LG-삼성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대전=양준호 기자
광주=이승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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