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캐피탈회사 이외에 카드사와 은행까지 합류하면서 고객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할부로 신차를 살 때 과거에는 캐피탈회사에만 의존했으나, 이제는 카드 결제와 은행 대출도 가능해진 것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업체별 금리와 서비스를 비교해 본다.
금리보다는 차종이 중요
겉으로 드러난 대출 금리만 놓고 보면 은행권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자동차 대출 관련상품의 금리가 가장 낮다. 캐피탈업체와 비교할 경우, 차량의 근저당설정비(대출금의 0.6%)와 취급 수수료(대출금의 3%)가 없는데다가 연 6%대의 저금리가 적용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대출금리가 연 6.20~6.60%(6개월 금융채 기준)인데, 이는 캐피탈업체(평균 8.75%)와 카드업체(연 8%)에 비해 2%포인트 가량 낮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차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난다. 캐피탈업체의 경우 완성차 업체와 매월 프로모션을 통해 차종별로 저금리 할부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캐피탈은 현대 YF소나타와 투싼IX 등 인기 차종에 대한 할부금리(연 7%)는 높게 책정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차종에 대해서는 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랜저TG나 아반떼, 스타렉스의 경우 금리가 연 5%에 불과해 근저당 설정비와 취급 수수료를 포함해도 은행과 거의 차이가 없다. 또 연 3%(기아 로체)나 무이자(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적용되는 차량은 캐피탈회사의 조건이 은행이나 카드사보다 유리하다.
업체별 서비스 차이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5등급 이상' 고객에게만 적용되는 게 가장 큰 변수이다. 매월 소득의 편차가 큰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이 어려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아예 대출범위를 봉급생활자에 한정해 놓았다.
반면 캐피탈과 카드업계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물론 신용 상태가 나쁠수록 근저당 설정비와 취급 수수료, 금리 등 금융비용이 올라간다.
상환 방식에서는 캐피탈사가 절대 우위에 있다. 은행과 카드사의 경우 대부분 원금분할 상환 방식에 국한돼 있지만 캐피탈사는 사정에 따라 상환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차량 구입시 편의성도 캐피탈사가 카드와 은행보다 낫다. 캐피탈사의 경우 자동차 대리점에서 원스톱으로 대출이 이뤄지지만, 은행과 카드는 지점을 방문하거나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부가혜택을 챙기고 싶다면 카드사가 유리할 수 있다. 차 구입 고객이 카드 포인트를 쌓아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다가 이자도 차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 신한카드 등은 결제금액에 대해 1~1.5% 캐시백으로 돌려주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자동차 할부 금융의 경우 단순히 금리 외에도 구입 차종과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꼼꼼하게 비교한 뒤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