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핵 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순간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숨졌습니다"
27일 오후 세종대가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기념해 세종대 학생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 '4월의명사특강'에서 연사로 나선 세계적 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는 2시간 가량의 강연 내내 북한의 인권실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국제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의 인권 참상'이란 주제의 이 날 강연에서 "세계가 자유, 민주주의, 인권이라는 이상 속에 살고 있는 이 시기에 지옥과 같은 자신의 국가를 떠났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사람들이 바로 북한주민이다"며 "북한은 1945년 나치 수용소 해체 이후 세계가 다시는 빚어지지 않도록 하자고 맹약했던 대량학살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북한 인권 실태에 비해 그 관심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가 "북한 실태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버마(미얀마)의 아웅산 수치여사처럼 북한 인권을 대변해서 큰 목소리를 내는 옹호자가 없을 뿐더러, 가장 큰 문제는 남한과 미국 정부가 지나치게 핵 문제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정일이 핵미사일 실험 같은 위협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제 의제들이 흘러가게 하는 동안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공개처형과 같은 아주 끔찍한 방식으로 숨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상황이 무척 급박하게 돌아가고 김정일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김정일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주요한 이유인 국가의 식량배급시스템, 외부세계로부터의 고립이 사라진 지금 우리가 강하게 국제사회와 북한에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활동에 헌신해 온 공을 인정받아 2008년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1999년 4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및 태평양소위원회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청문회가 처음 열린 것도, 최근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실장의 미국 의회 증언이 실현된 것도 그의 노력 덕이었다. 최근 그는 탈북 난민 고아 입양 등 후생복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박우희 세종대 총장과 학생, 교직원을 포함한 청중 350여명이 참석해 수잔 숄티 대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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