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지도를 바꾼 새만금 방조제가 착공 19년의 대역사(大役事) 끝에 어제 준공됐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9㎞의 방조제가 완성됨으로써 전북 군산과 부안을 잇는 바닷길 안쪽이 대한민국 국토로 새로 편입됐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인 4만100㏊의 바다가 육지(2만8,300㏊)와 호수(1만1,800㏊)로 바뀐 것이다.
1991년 첫 삽을 뜰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의 현장"이라며 "서해안 시대와 함께 웅비하면서 21세기 번영을 기약하는 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바다의 만리장성'쌓기는 쉽지 않았다. 시화호 오염사건의 여파로 환경파괴, 수질오염 논란이 불거지면서 두 차례 공사 중단과 법정 소송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아직도 홍수를 막기 위한 방수제(防水堤) 축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새만금 간척지를 산업ㆍ과학연구ㆍ관광레저ㆍ국제업무 등 8개 용도별로 순차 개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방조제 조성비 2조9,000억원보다 7배 이상 많은 21조원이 투입된다. 새만금 외곽공사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동북아 경제중심'이자 '수변(水邊) 명품 복합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내부 개발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새만금이 '서해안 시대의 교두보'가 되려면 앞으로도 숱한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성패의 최대 관건은 재원 조달이다. 정부는 국비로 10조원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민자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위치해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조차 외자 유치가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세종시와 4대강, 10개 혁신도시 등 대형 국책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재원 조달이 순조로울지 의문이다.
수질 개선도 중요하다. 시민단체들은 새만금이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만경강 유역 축산농가에서 수천 톤의 분뇨가 흘러 들고 있다. '명품 수변도시'에 걸맞게 철저한 오염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부 개발사업이 방조제 공사처럼 환경문제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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