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상황 진전에 따라 중국 정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과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사건을 조사 중이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미국 동서연구소 주최 '2010 홍콩 국제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국 정부도 이번 비극적 사건에 대해 깊은 위로와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해 이 사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협의를 가졌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중국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friends)과 깊은 협의를 했다"면서 "중국 정부 역시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사태 진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북한 공격 여부에 대한)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증거(concrete evidence)는 찾지 못했다" 고 즉답을 피했지만, 그의 '중국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 발언은 미 정부 역시 북한 쪽에 심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미 CNN 방송은 이날 미군 당국자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발언했다고 서울발로 보도했다. 익명의 이 당국자는 "미국은 천안함이 수중 폭발에 의해 침몰했으나 폭발 장치 자체는 함체에 닿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천안함 관련 한국 민군합동진상조사단의 잠정결론과 같은 내용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때문으로 보인다는 미군 당국자의 언급이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홍콩=이영성 기자 leeys@hk.co.kr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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