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식시장에서는 개미 투자자들의 반란이 화제가 됐다. 소액주주 연대모임인 네비스탁이 시가총액이 1,200억원에 달하는 성창기업지주의 지분 5.68%를 확보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했기 때문. 소액주주 33명이 힘을 합쳐, 기존 최대주주(지분율 22.4%)인 정해린 회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네비스탁은 지난 달에도 소액주주의 힘을 모아 코스닥 상장기업인 스타엠과 엔티피아 대주주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감자(減資)를 저지하기도 했다.
증시에서 '작지만 매운 고추'가 된 네비스탁을 이끄는 사람은 김정현(34ㆍ사진) 대표. 마케팅회사 이사로 재직 중인 그가 본업은 동업자에 맡긴 채 소액주주 규합에 나선 것은 3년 전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경험 때문이다. "수억원을 투자했던 종목이 대표이사 횡령으로 하루 아침에 상장 폐지됐어요. 피해자 모임에도 가입하고 각계에 탄원서도 냈지만 달라진 건 없었죠. 소액주주가 권리를 찾으려면, 결국 서로 힘을 합치고 전문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사재를 털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김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소액주주 권리'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짧은 기간인데도 파장은 컸다. 시민단체에서 활동 중인 회계사의 도움까지 받아, 흩어진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아 대주주를 견제할 정도까지 지분을 모은 회사만 30여개에 달한다. 화승인더스트리(7.56%), 이루넷(49.46%), 현대금속(33.86%) 등이 대표적인데, 지난해 말 500여명이던 회원이 최근에는 1만6,000여명까지 늘었다.
네비스탁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소액주주와 상장사의 상생이다. 김 대표는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 견실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소액주주들도 기업활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활동은 거창한 소액주주 운동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는 당연한 권리 행사"라고 강조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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