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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명가 KBS는 옛말? '명가' '거상 김만덕' 등 시청률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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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명가 KBS는 옛말? '명가' '거상 김만덕' 등 시청률 지지부진

입력
2010.04.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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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을 호령했던 KBS의 정통 사극이 근래 지지부진하다. KBS 사극은 1990년대 후반 '용의 눈물', 2000년대 초반 '태조 왕건' 등으로 이어지며 '주말 저녁은 KBS 사극'이라는 공식을 만들었고, 몇 년 전까지도 '불멸의 이순신'(평균 시청률 22.1%)과 '대조영'(26.8%)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 방송한 '명가'(12.1%)와 현재 방송 중인 '거상 김만덕'(현재까지 평균 시청률 13.3%)은 예전 명성에 훨씬 못 미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KBS 사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주말 저녁 KBS1 TV의 '뉴스9'이 끝나고 바로 사극을 볼 수 있었던 이른바 '띠 편성'이 깨졌기 때문이다. KBS 사극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대왕 세종'부터. '대조영' 후속으로 방송한 이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은 15.2%로 전작보다 10%이상 곤두박질쳤다. '대왕 세종'은 방송 도중 1TV 에서 2TV로 편성을 옮겼는데, 이어 방송한 '천추태후'(15.7%)도 2TV에 편성됐다.

한 KBS 관계자는 "당시 내부적으로 전체 드라마 예산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던 사극 예산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팽배했다"며 "광고 수입이라도 올리자는 의도에서 2TV로 편성을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연중 완성도 높은 사극을 같은 채널 같은 시간대에 볼 수 있었던 '띠 편성'이 깨지고 상업성이 강한 2TV로 편성되자, 시청자들은 KBS 사극을 '수신료로 만든 드라마'라기보다 '타사와의 경쟁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사극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도 시청률 하락의 원인이다. 인기를 모았던 KBS 전통 사극들은 잘 알려진 역사를 기반으로 대규모 전투 장면을 포함한 것들이 많다. '불멸의 이순신'이 그랬고 '대조영'도 마찬가지. 하지만 '대왕 세종'은 그에 비하면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허구를 많이 가미한 '천추태후'는 정통 사극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힘든 주인공을 내세워 외면당했다. 경주 최씨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룬 '명가'와, 기생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상인의 일대기를 그린 '거상 김만덕'은 1TV로 자리를 옮겼지만 내용이 너무 정적이어서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 드라마 전문가는 "KBS 사극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료를 중심으로 고증을 거치되 해석의 여지를 넓혀 역사 속 인물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여대 주창윤 교수는 "KBS 사극답게 계몽성에서 벗어나 스펙타클과 박진감을 되찾고, 기록적 측면과 역사적 진실 문제에 천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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