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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계 선구자 최경자 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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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계 선구자 최경자 여사 별세

입력
2010.04.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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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계의 선구자이자 여성 경제활동의 초석을 놓은 정연 최경자 여자가 25일 오전 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1911년 함경남도 안변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여성 고등교육이 드물던 시절, 원산 루씨여고를 다니면서 경제적 자립만이 여성이 자신의 삶을 찾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4년 피아니스트의 꿈을 안고 일본 무사시노음악대학교에 유학했으나 이듬해 고향집에 큰 불이 나 가세가 급속히 기울자 피아노를 팔아 재봉틀을 사면서 패션과 인연을 맺었다.

일본 양재전문학교에서 수학하고 37년 귀국, 함흥에 양장점 '은좌옥'을 열어 패션디자이너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의 양재학원인 함흥양재학원(현 국제패션디자인연구원)을 설립했다. 일제의 수탈과 가부장제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옷을 만들어주기 보다 옷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앙드레 김을 비롯 진태옥 이상봉 박윤수 이광희 안윤정 이신우씨 등이 모두 고인의 제자들이다.

55년에는 국내 최초의 디자이너모임인 대한복식연우회(현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를 창립, 63년 국내 첫 국제패션쇼 개최, 64년 국내 첫 모델스쿨 개설, 68년 국내 최초의 패션잡지 월간 '의상' 창간 등 한국패션계가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76년에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전신인 한국여성실업인회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여성의 경제활동을 진흥시키는 데 앞장섰다.

85년 산업포장(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복식디자인> <양재교본> <패션 70년> <패션과 함께 한 나의 사랑>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장례는 패션협회장(장례위원장 안윤정)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8일 오전 11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02)2227-7500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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