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촌평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의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소탈하고 권위주의가 없었고 용인술이 뛰어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유신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저 세상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도 '유신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들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상대편 얘기가 옳으면 수용하는 아량과 판단력이 있었다" 면서도 "정권을 잡는 과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선 "돈 문제로 지금은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며 "그러나 중국, 러시아와의 국교정상화,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의 업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선 "집념이 강하고 뭘 하겠다고 하면 기어이 하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정권 이양할 때 우왕좌왕하고 소신 없이 하다가 결국 자기 뜻대로 안 된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머리가 참 좋았는데, 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며 "남북화해∙협력 업적은 역사의 평가를 받겠지만 당시 국민여론보다 너무 앞서나갔고, 북한과 돈 문제가 개입된 게 옥의 티"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굉장히 서민적이고, 깨끗하게 정치하려고 애를 많이 썼지만 측근이나 가족 비리가 나와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라며 "수천억 원 받고도 철면피처럼 사는 정치인이 많은데, 이에 비하면 양심이 고왔다"고 평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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