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를 인양해 시신이라도 찾아 주세요."
해경이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2일 침몰한 저인망 어선 금양98호에 대한 수색 중단을 결정하자 실종자 가족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23일 인천해경 대회의실에서 실종 선원 가족 10여명과 회의를 열고 금양호의 실종 선원 7명에 대한 수중 수색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금양98호가 깊이 80m 의 심해에 가라 않아 있어 민간 잠수사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선체 입구에 어망과 밧줄 등이 쌓여 있어 내부 진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경은 21일부터 민간 잠수전문 업체를 선정해 금양98호 선내 수색작업을 해 왔지만 고 김종평(55)씨 등 2명의 시신만 발견했을 뿐 나머지 7명의 실종자를 찾는데 실패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선체 인양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장인 이원상(43ㆍ실종선원 이용상씨 동생)씨는 "민간 어선 실종자들도 천안함 장병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는데, 정부와 국민의 관심밖에 있다"며"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만큼 기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해경은 이 같은 가족들의 의견을 중앙 정부에 건의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선체 인양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해경 관계자는 "정부가 이미 5억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 수중 수색이 진행된 만큼 선체 인양을 위해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금양호 침몰 직후인 3일 정부 차원에서 실종 선원을 의사자로 지정한다는 논의도 나왔지만 이 마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인천시는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천시청 앞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천안함 및 금양98호 관련 희생자 추모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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