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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어닝 시즌'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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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어닝 시즌' 지나면…

입력
2010.04.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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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어닝 시즌(실적발표기)은 달콤했다. 실적을 공개한 기업 10곳 중 4곳은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웃돌았다. 그리스 재정 위기, 골드만삭스 제소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꿋꿋이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하지만 이제 어닝 시즌도 막바지.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몰려오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 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37개 유가증권 상장 법인 중 14개사가 시장 예상치보다 10%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실적 발표 상장사 중 40%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셈이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본사 기준)이 7,027억원으로 시장 예상치(5,729억원)보다 1,298억원(22.7%)이나 높았고, 삼성전기는 1,191억원으로 예상치(511억원)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텔, 애플,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쏟아져 나오며 실적 호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덕에 우리 증시는 11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21일엔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연고점(1,747.58)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닝 시즌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실적 모멘텀의 절정이 꺾였다는 우려가 점점 대두된다. 특히 정점(21일)을 지나면서 다시 그리스 재정적자, 중국 긴축, 미국 금융 규제안 등 악재의 무게감이 점점 더해지는 상황.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 8%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중국이 부동산 과열과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2분기 중 위안화를 절상하거나 금리를 올리면 이 역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잠시 숨고르기 기간을 거치지만, 안정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은 "3월 말부터 2,3분기 실적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대외 불안요인으로 숨고르기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이후 추가 상승을 고려한다면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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