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은 25일 사고 원인을 물 속에서의 비 접촉 폭발로 잠정 결론 내렸다. 어뢰나 기뢰가 선체에 닿지 않고 폭발하면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 제트(bubble jet)에 의해 천안함이 절단됐다는 얘기다.
윤덕용 합조단 민간 측 단장은 이날 오후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선체 절단면과 내ㆍ외부에 대한 육안 검사 결과, 사고 원인은 수중 폭발로 판단된다"며 "선체의 변형 형태로 볼 때 접촉 폭발보다는 비접촉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모든 선저(배 밑바닥) 부분이 위쪽으로 휘어 올라간 것으로 볼 때 압력에 의한 절단으로 판단한다"며 "선체 안팎에 폭발에 의한 그을음과 열에 녹은 흔적이 전혀 없고 파공(구멍)된 부분도 없다"고 직접 타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배제했다. 박정이 군측 단장도 "선저 부분이 완전히 말려 올라간 형태며 용골(함정 뼈대) 부분도 절단돼 완전히 위로 감겨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윤 단장은 다른 가능성에 대해 "탄약고와 연료탱크에 손상이 없고 전선의 피복 상태가 양호하며 내장재가 불에 탄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보아 내부 폭발의 가능성은 없다"며 "선저(배 밑바닥)에 긁힌 흔적이 없고 소나돔(음파탐지기) 상태가 양호해 좌초 가능성도 없는 데다 절단면이 복잡하게 변형돼 있어 피로 파괴 개연성 역시 없다"고 일축했다.
윤 단장은 폭발 지점에 대해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 수중의 어느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그 근거로 "좌현에서 압력을 받았기 때문에 우측으로 압력이 올라가다 보니까 오른쪽 면이 더 많이 손상됐다"며 "가스터빈실은 약 10m가 비어 있고 선저 부분이 전부 위쪽으로 휘어져 올라갔기 때문에 압력이 위로 솟구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이 인양한 함수(艦首)와 함미(艦尾)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 전체 길이 88.32m 중 좌현은 함수 47.6m, 함미 37.5m로 약 3.2m가 유실됐고 우현은 함수 45.4m, 함미 33m로 9.9m가 떨어져 나갔다.
폭발 원인에 대해 박 단장은 "기뢰도 어뢰도 될 수 있다"며 "어떤 무기에 의해 폭발이 일어났는지는 좀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이날 정 총리의 대국민담화 후 일문일답에서 "기본적으로 중어뢰에 의한 버블 제트(물기둥)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24일 영국과 스웨덴 조사단이 합류하면서 다국적 조사단은 미국 15명, 호주 3명, 스웨덴 4명, 영국 2명 등 총 24명으로 늘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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