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시신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눈이 멀어도, 평생 걷지 못해도 상관 없다"던 어머니였지만 막상 싸늘한 주검으로 대면한 아들 앞에서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천안함 침몰 28일 만인 23일 박보람(24) 하사의 시신이 실종자 46명 가운데 39번째로 뒤늦게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 안치됐다.
어머니 박영이(48)씨는 천안함 함미(艦尾)에서 떨어진 연돌(굴뚝) 안에서 발견된 박 하사의 시신이 이날 오전 8시40분께 사령부에 도착하자 "우리 보람이 왔나, 우리 애기 왔나"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고인을 맞기 위해 함께 나온 전사자가족협의회 나재봉 대표를 비롯, 10여명의 다른 가족들은 "이제라도 찾아서 다행"이라며 박 하사 가족들을 위로했다. 나 대표는 "미귀환자(8명) 중 1명이 온 만큼 모두 축하해 줬다"며 "(아직 못 찾은) 남은 가족들은 더 애간장이 탄다"고 전했다.
박 하사는 어머니의 불편한 다리를 고쳐 주겠다며 매달 자신의 월급(104만원)에 6만원을 보태 110만원씩 정기적금을 붓고 자신은 수당으로만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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