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막한 '오토 차이나 2010'(제 11회 베이징 모터쇼)이 전세계 모터쇼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터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디트로이트,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모터쇼를 세계 4대 모터쇼로 꼽았지만, 이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가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모터쇼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된 베이징 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시장 넓이만 20만㎡ 이고, 발표되는 신차는 89종에 달했다. 총 16개 국가에서 2,100개 업체가 참가해 990대의 자동차가 전시됐다.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도요타, 혼다, 현대ㆍ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도 콘셉트카와 양산차를 대거 선보이며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이날 BMW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휠베이스를 기본형보다 14㎝ 길게 만든 신형 5시리즈 세단을 이날 공개했다. 푸조도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개발한 408 세단을 이날 처음 선보였다. 도요타는 전시장 최대 규모인 4,800㎡ 면적에 50여대의 도요타, 렉서스 모델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도 이날 중국형 전략 소형 모델인 신차 베르나를 처음 공개했다. 이 모델은 중국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차량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세련된 디자인에 연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날 공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무대에 올라 소개했는데, 정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년대비 94%의 판매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 2002년 중국시장 진출 이후 누적판매 200만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시장에서 탄력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이날 국내에서 판매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R과 준대형 세단 K7을 중국시장에 처음 공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베이징 모터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마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1,364만대(전년 대비 46% 성장)의 자동차가 판매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했다.
베이징=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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