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38)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클럽. 50여 명의 이상민 팬클럽 회원들은 아직까지도 ‘전설’의 퇴장이 믿겨지지 않는 듯 격양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은퇴하지 마세요”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연신 흐느끼기도 했다. 슬픈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에게 이상민의 은퇴는 분명 충격이었다.
은퇴 소감을 묻는 말에 이상민도 마이크를 들고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는 등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상민은 “지난해부터 허리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고 고질적이라 낫는 병도 아니었다. 허리가 아파서 팀에 보탬이 안되면 미련 없이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은퇴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민은 이어 “많은 분들이 마지막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 삼성에서 우승을 못해 본 게 아쉽지만 다시 새로운 길을 가는 기회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은퇴 후 지도자 연수를 받을 예정. 서울 삼성 구단도 이상민의 지도자 연수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상민은 “일단 외국으로 코치 유학을 가기로 했다. 예전부터 농구유학을 가서 영어를 배워보고 싶었다”며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만수(萬數)'가 아닌 '백수(百數)'라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상민은 “내년까지 계약이라 기대도 많이 하셨는데 갑자기 은퇴를 발표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여태까지 농구를 할 수 있던 것은 팬들의 힘이 가장 컸다. 어려운 때도 많은 힘을 주셨는데 평생 살아가면서 가슴에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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