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31)은 요즘 매일 고등학교로 출근한다. 원정경기 때는 타격훈련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1시간 동안 특별타격훈련을 한 뒤 운동장으로 나온다.
21일 부산 롯데전에 앞서 최희섭은 개성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한 시간 동안 특별타격훈련을 했다. 최희섭은 "타격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특별타격훈련을 하겠다"고 했다.
최희섭이 수중전으로 치러진 3시간57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1년 후배 김상현에게 4번을 양보하고 5번으로 물러난 최희섭은 5-5이던 연장 11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마무리 이정훈의 2구째 시속 144㎞짜리 직구를 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비거리 125m).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 이후 24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이자 2007년 5월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맛본 만루홈런이었다. 최희섭은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 2005년 4월 30일 콜로라도전서 메이저리그 첫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린 후 5년 만에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연장전 만루홈런은 역대 11번째.
결승 만루홈런뿐만이 아니었다. 최희섭은 팀이 2-4로 뒤진 5회 2사 1ㆍ3루에서는 롯데 왼손 선발 장원준을 두들겨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뿜었다. 이날 성적은 6타석 5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6타점 2득점.
수비에서도 만점활약을 펼쳤다. 최희섭은 5-5이던 9회말 무사 1루에서 5번 가르시아의 총알타구를 잡은 뒤 1루 베이스를 터치해 병살로 연결했다. 만일 이 타구가 빠졌다면 승리는 롯데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컸다.
경기 후 최희섭은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 앞으로도 특별타격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9-6으로 승리한 KIA(9승10패)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4위 LG(9승1무8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한편 이날 4경기 가운데 2경기가 빗물에 씻겨 흘러갔다. 목동 넥센-LG전은 경기 전 내린 비로 일찌감치 취소됐고, 잠실 두산-SK전은 2회초 SK가 6-2로 앞선 가운데 노 게임(시즌 1호)이 선언됐다. 대구 삼성-한화전은 삼성이 8-3으로 앞선 6회말 중단됐다가 결국 강우콜드게임(시즌 1호)으로 끝났다.
부산=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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