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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사교육비, 수도권 과학고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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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사교육비, 수도권 과학고 최고

입력
2010.04.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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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도권 소재 A과학고에 입학한 박모 군은"중학교 3년 내내 입시 준비에 매달렸다"고 털어놓았다. 내신 관리는 물론이고 과고 전형에 대비한 별도 사교육을 3년 동안 꼬박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높은 난이도의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매일 과학고 입시 전문 학원에서 밤 늦게까지 수업을 들어야 했다. 주말도 쉴 틈이 없었다. 수학ㆍ과학 집중 과외가 기다리고 있었다. 합격 후엔 선행학습을 위해 고액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박 군 처럼 과학고 재학생들이 입학을 전후해 가장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173개 고교 1학년생 1만1,774명을 대상으로 실시, 21일 발표한 사교육비 지출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입학을 전후해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쓴 고교생은 수도권 지역의 과학고 학생들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학교 유형별로 재학생의 입학 전 월평균 사교육비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소재 과고생들은 72만4,700원을 과외비나 학원비 등으로 사용했다. 수도권 일반고 진학생의 입학 전 지출 사교육비(40만3,900원)에 비해 무려 80% 가량 많은 액수다. 외국어고(51만5,600원), 자율형사립고(44만7,400원), 자립형사립고(43만2,600원) 등 다른 특수목적고 형태 학교들도 입학 전 사교육비 규모가 일반고에 비해 높았다.

지방도 과고 출신들이 사교육비를 월등히 많이 지출했다. 과고생들의 입학 전 월평균 사교육비는 54만3,300원으로 최다였다. 이어 자사고(46만2,900원), 자율고(37만8,500원), 외고(33만2,900원) 등의 순이었으며 일반고는 32만1,600원이었다.

하지만 고교 입학 이후엔 사교육비 순위가 변화했다. 수도권 소재 과고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46만1,100원으로 가장 높았으나, 외고 자율고 자사고 등은 일반고에 비해 오히려 적었다.

지방의 경우 과고(17만3,000원), 외고(25만8,100원), 자사고(24만3,100원) 학생이 일반고(28만8,600원)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적었지만, 자율고(33만9,200원), 국제고(35만9,800원)생은 이보다 많았다.

과고생의 입학 전후 사교육비가 최다를 보인 것은 과고 전형 및 교육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과학고는 2년 내에 교육과정을 마치는 경우가 많아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선행학습을 하게 되고, 내신에 대비한 사교육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과고 진학을 노리는 학생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특목고 입시 전문 A학원 측은 "과고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학과 과학은 일반 학교에서 심화 과정을 가르치기 어려워 사교육 의존 비중이 크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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