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폐쇄됐던 유럽 하늘길이 22일(현지시간) 사실상 모두 열려 항공 운항이 정상화했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활동도 크게 약화됐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이어진 항공기 결항사태로 항공업계가 추정한 손실이 2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공항 폐쇄가 지나쳤다는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유럽 항공관제청인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이날 유럽 항공편은 평소 수준인 2만8,000여편이 거의 모두 정상 운항되고 있다. 다만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일부 공항은 새로운 화산재 위협으로 다시 폐쇄됐다. 앞서 21일엔 유럽 항공편 운항률이 80%선에 달했다. 항공기 운항이 완전 재개되면서 발이 묶였던 승객들이 속속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10만대가 넘는 비행기가 결항된 여파로 모든 승객들이 목적지로 가기까지는 약 일주일이 걸릴 전망이다.
화산 활동은 약해졌다. 구드룬 페터슨 아이슬란드 기구과학연구소 지질학자는 "화산재가 거의 없는 데다 바람도 약해 항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AP에 말했다. 다시 분출이 시작되거나 인근 캐틀라 화산이 폭발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되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 정상화와는 별도로 항공업계는 이미 이번 사태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2일 전 세계 항공운송 업체의 매출손실 규모가 22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오반니 비시냐니 IATA 회장은 "2001년 9ㆍ11 이후 3일 동안의 결항에 대해 미 정부가 보상한 것처럼 유럽 각국 정부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은 손실을 보장받지 못하면 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태세다. 영국 한 로펌의 변호사는 "항공사와 업체들이 정부 기관을 상대로 여러 건의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번 항공기 이착륙 금지 조치에 정확한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9ㆍ11테러 이후 3일 동안 이어진 영공 폐쇄 조치와 비교, 이번 운항금지 조치가 지나치게 길었다는 불만이 크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 동안 일부 국가의 관할권 주장으로 중단됐던 유럽 영공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이날 유럽 36개국 영공의 올해 말 통합과 항공운항을 통제하는 새로운 기구 설립을 목표로 회의에 들어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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