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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타향살이… 슈베르트를 위로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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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타향살이… 슈베르트를 위로해주실래요?

입력
2010.04.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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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는 31년의 짧은 인생에 1,0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생시에 친구들은 살롱에 모여 '슈베르티아데'라며 실내악 작품 위주로 그의 곡을 연주했다. 제5회를 맞이하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예술감독 강동석)가 주제를 '현대판 슈베르티아데'로 잡고, '못다한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5월 5~18일 2주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과 용산문화예술회관, 서울체임버홀 등에서 실내악 페스티벌을 펼친다.

일반인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시도가 우선 눈에 띈다. 사랑에 실패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아 꾸민 '가족 음악회_슈베르트, 쇼팽, 슈만, 세 남자의 못다한 사랑 이야기'(8일), 또래 작곡가들의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많을수록 좋아요'(12일)와 '동갑내기'(13일), 프로코피에프, 쇼팽 등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음악가들의 작품이 등장하는'타향살이'(15일) 등은 클래식을 보다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 행사가 명성을 얻게 된 데는 참신한 접근법과 아울러 매년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초연하는 등 정제된 실내악 작품에 들이는 정성의 덕이 가장 컸다. 콰르텟엑스가 김성목의 현악4중주곡 '슈베르트와 거리의 악사'를 연주(10일)하고, 임지선의 피아노5중주 '슈베르트의 시간 여행'(11일) 등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계 초연한다. 지난해 베토벤을 주제로 그의 4중주를 집중 탐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네 번의 행사를 치르며 축적된 성가를 바탕으로 선뜻 초청에 응한 15명의 해외 음악가들은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한다. 30년 역사의 피아노 트리오 칼리히슈타인_라레도_ 로빈슨 트리오, 벨기에 피아니스트 장 클라우드 반덴 아이덴, 오스트리아의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 등의 연주가 기대된다. 한편 개막 전인 4월 30일~5월 7일에는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려, 이들이 학생 및 아마추어들과 함께 실내악 연주를 펼친다.

예술부감독 김영호(피아노)씨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가벼운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편성의 가능성을 구현, 지난해의 베토벤 현악4중주 무대 등 실내악의 순수한 기쁨을 주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문화재단과 기업 후원이 있지만 장기적 대책이 가장 아쉽다"며 "이번에는 KB금융, 벽산건설, 일심방직 등이 후원했지만 후원 문제는 매년 새로 시작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행사의 앙상블이 상하이 엑스포와 도쿄 카잘스 홀에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것을 계기로 일반 매장 배포를 전제로 한 CD 발매 등 새 영역 개척에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 축제는 첫 해인 2006년 '동서양의 만남'이란 주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베토벤까지, 클래식 음악과 사회와의 유대관계 증진에 힘을 쏟아왔다. 문화적으로 외떨어진 계층과 지역에 대해 프린지 페스티벌 무대를 갖고, 수익금의 5%를 기부했다. 올해는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씨가 자신의 작품을 포스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예술과 사회의 만남이라는 이 행사의 취지를 다졌다. 문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02)720-3933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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