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사람이 6만명이 넘습니다. 미국엔 230만명이랍니다.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대종사님이 펼친 원불교의 가르침은 20세기에 새로 온 구세의 가르침입니다."
원불교는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1916년 4월 28일을 원불교가 시작된 날, 곧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로 삼아 최대의 명절로 여긴다. 원기 95년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소태산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원로 종사들이 19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태산의 면모를 전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소태산 친견 제자는 20여명으로, 원불교는 이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13세에 출가해 소태산이 열반할 때까지 지근에서 모셨다는 문산 김정용(85) 종사는 "2,000~3,000년 전 공자님이나 예수님이 그러셨듯이 대종사님은 가까운 곳에서 우리와 똑같이 사시면서 깨달음을 이루신 성자"라고 말했다. 그는 "원불교의 교법은 탐진치에 물든 현대인이 실천하기 쉬운 맞춤형 교법"이라며 "온갖 범죄와 생명 경시를 막기 위해서는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태산을 '할아버지'로 부르며 어린 시절을 보낸 아타원 전팔근(81) 종사는 "대종사님은 일찍이 남녀의 평등한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신 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단의 지원으로 경기여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0년대부터 원불교를 세계종교평화회의에 가입시키는 등 원불교 국제화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여성 교역자. 아타원 종사는 "대종사님은 '세계가 우리의 법을 가져가려 애쓸 날이 올 것이다'라고 하셨다"며 "과학 문명의 한계에 부딪친 세계인들이 '원 부디즘(Won Buddhism)'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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