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긴다는 마음가짐으로 16강에 도전하겠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개막 52일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허 감독은 20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로피 공개 행사에 참석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대표해 유쾌한 도전에 나서겠다. 우리 선수들은 사고칠 준비가 돼있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허 감독은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위축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재 선수들은 ‘한번 해보자’는 자신감에 차 있다. 어떤 상대와도 당당하게 맞설 것이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강한 자신감은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우리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음을 확인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대표팀은 지난 두 차례의 유럽 원정에서 훈련 시간도 부족했고 시차에 적응할 여유도 없었지만 결과와 내용 면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단기간의 훈련으로도 우리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지난 3월 런던 원정에서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2-0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11월 유럽 전지훈련에서는 덴마크와 0-0으로 비겼고 세르비아에 0-1로 패했지만 후반 들어 매서운 반격을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근 부진한 ‘유럽파’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컨디션 사이클이 있다. 지금 잘한다고 해서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고 ‘유럽파’의 활약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허 감독은 “거의 완성된 상태지만 끝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해 결정하겠다”며 “설기현(포항), 염기훈(수원) 등 부상 선수들도 정상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상 등 돌발상황에 대비, 최종 엔트리 외에 2~3명의 예비 선수를 추가 발탁해 출국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30명의 월드컵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는 허 감독은 소집 훈련과 에콰도르와의 친선 경기(5월16일 오후 7시ㆍ서울월드컵경기장)를 통해 23명의 정예 멤버를 가릴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