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꿈의 속도전' 포뮬러 원(F1) 월드챔피언십 2010시즌이 전체 19라운드 중 4라운드를 마쳤다.
18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5.451㎞ㆍ56바퀴)에서 열린 4라운드 중국 그랑프리의 우승자는 1시간46분42초163을 기록한 맥라렌-메르세데스팀의 젠슨 버튼(30ㆍ영국)이었다. 이번이 올시즌 벌써 두 번째 그랑프리 우승인 버튼은 25점을 획득, 시즌 중간 순위에서도 4위에서 1위(60점)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챔피언 버튼은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2년 연속 종합 우승 기대 또한 한껏 높였다. '돌아온 황제' 메르세데스 GP팀의 미하엘 슈마허(41ㆍ독일)는 10위에 그쳤다.
다음달부터 유럽과 북미 총 10개 나라를 거쳐 아시아로 돌아오는 올시즌 F1은 오는 10월24일(본선) 전남 영암(코리아 그랑프리)을 찾는다.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닌 F1에 돋보기를 들이대 봤다.
F1 그랑프리는 하루 아닌 사흘
F1의 모든 그랑프리가 사흘에 걸쳐 열린다. 첫날 연습 주행에서는 각 팀이 전략을 점검하고, 이튿날 예선에서는 각각 20분-15분-10분간 진행되는 Q1-Q2-Q3를 통해 최종일인 본선에서의 출발 순서를 결정한다. 전체 24명 중 Q1에서 하위 7명이 가려지고, 17명이 Q2에 나서 또 7명의 자리가 정해진다. 10명이 나서는 최종 Q3에서는 본선 때 출발선에서 가장 앞선 자리(폴 포지션)에 설 주인공이 결정된다.
예선은 정해진 시간 내에 아무 때나 횟수에 상관없이 출발해 가장 빠른 한 바퀴 주행 시간을 겨루는 기록 싸움이다. 동시 시동 후 추월 싸움을 하는 본선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셈이다. 2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은 예선 때도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비 오는 날 레이스는 어떻게 진행될까?
18일 열린 중국 그랑프리 본선에서는 레이스 내내 비가 흩뿌렸다.비가 내릴 경우 F1 레이스는 어떻게 펼쳐질까. 폭우가 아니라면 레이스는 그대로 진행된다. F1 머신에는 뚜껑이 없지만, 빗물이 고일 일은 전혀 없다. 드라이버의 몸에 맞춤형으로 설계돼 빈틈이 없는 데다 최고 시속 350㎞에 이르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빗물이 비집고 들어설 여유가 없다. 우천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게 대비의 전부다.
그러나 폭우로 정상적인 레이스가 어려울 경우에는 '노 게임'이 선언된다. 단, 70% 이상 레이스가 진행된 뒤 중단됐을 경우에는 당시 순위로 최종 순위를 대신한다. 취소된 그랑프리는 다시 치러지지도 않는다. 나머지 그랑프리 점수만으로 시즌 순위가 결정된다.
F1 응원 문화는 월드컵 축구를 닮았다?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의 관중석 앞 벽면에는 사흘 내내 다양한 현수막이 자리를 잡았다. 'Schumi! You back, We back(슈미! 유 백, 위 백)', Nico, Go! Our prince(니코, 고! 아우어 프린스) 등 드라이버나 팀을 응원하는 문구가 대부분. '슈미'는 슈마허의 애칭이고, 니코는 '꽃미남' 드라이버 니코 로즈버그(25ㆍ독일)를 지칭한다. 축구장 양 골문 뒤를 점령하는 현수막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세계에서 온 열광적인 팬들이 쉼 없이 흔드는 대형 국기도 월드컵 축구의 응원 문화를 빼닮았다. F1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지역은 유럽.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유럽인들의 응원 문화가 1950년 시작된 F1 월드챔피언십으로 옮아갔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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