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진입하며 시작된 '펀드 런'에도 불구, 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번에도 반사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1,412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지난달 4일 이후 '펀드 런'의 여파로 5조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180도 상반된 투자행태를 보였다. '펀드 런'으로 기관투자자들이 3조5,7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연일 주식을 사들여 8조8,04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세로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610대에서 1,730선을 회복했다.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자, 전문가들은 2007년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2007년 2월부터 4월까지 코스피지수가 1,370~1,550대에 머물자 5조5,000억원이 펀드에서 이탈했으며, 이 물량 전부를 외국인이 흡수했다.
이후 6월부터 11월까지 펀드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가 급등해 2,000선(10월31일ㆍ2,064포인트)을 넘어섰는데, 외국인은 '펀드 런'상황에서 사놓은 물량을 비싼 가격(6~11월 순매도ㆍ25조8,041억원)에 처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수 1,700대에서 투자원금을 건지는 수준에서 빠져나간 투자자들은 주가가 1,80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다시 펀드로 돌아올 것"이라며 "주가가 고점일 때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승자는 외국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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