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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신호에도 금리 뚝뚝… 김중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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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신호에도 금리 뚝뚝… 김중수 효과?

입력
2010.04.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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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살아나면 금리도 올라가는 법. 설령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경기회복 기대심리로 인해 시장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 정부 한국은행 민간연구소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만큼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신규 대출금리는 이달 들어 사상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대체 대출금리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뚝뚝 떨어지는 대출금리

이번 주 국민은행의 코픽스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및 6개월 금리변동 기준)는 연 3.82~5.22%로 고시됐다. 한 달 전보다 무려 0.36%포인트나 떨어진 것. 신규 대출자용 금리가 3%대까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기존 대출자용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하락 여파로 작년 4월 2.6%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당시 신규 대출자용 금리는 최저 4.3%대였다.

외환은행의 이번 주 대출금리(3.65~4.99%)도 최저와 최고 금리가 한 달 전보다 각각 0.67%포인트, 1.07%포인트 급락했다. 우리은행(3.86~5.28%)과 기업은행(3.94~4.74%)의 금리 역시 한 달 새 각각 0.36%포인트와 0.32%포인트 떨어졌다.

은행권은 이 같은 현상을 최근 예금금리와 시중금리 하락의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기준금리는 크게 예금과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반영하는데 이들이 모두 최근 하락세"라고 말했다. 지난주 발표된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36%포인트나 급락했다.

코픽스 뿐 아니라, 여전히 전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CD 연동 대출금리 역시 최근 미끄럼을 타고 있다.

CD금리는 금융당국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 등으로 신규발행이 사실상 끊기면서 2월말까지 연 2.88%에 사실상 묶여있었다. 하지만 최근 기업은행과 농협 등 국책은행들이 잇따라 CD발행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서만 0.33%포인트나 떨어졌다. 묶여있던 끈이 풀어지면서 CD금리는 은행채 등 다른 시장금리가 그동안 떨어졌던 만큼, 한꺼번에 폭락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CD연동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주 국민은행의 3개월 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1~5.51%로 신규 대출자용 CD 연동형 대출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하락세 계속 될까

한국은행이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상향조정(종전 4.6%)하고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만큼 경제흐름은 개선되고 있는데도,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에 대해 우선 '김중수(한은총재) 효과'의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 시절엔 '조만간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팽배하면서, 실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어도 시장금리는 상당히 높게 형성되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김중수 총재가 취임하면서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다'쪽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됐고, 고공행진을 해왔던 시장금리 역시 '인상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빠르게 하향세를 타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금흐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당초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미리 예금을 잔뜩 받아놓았지만 생각만큼 대출이 늘지 않자 결국 CD, MMF 같은 단기금리 상품 쪽으로 운용하게 됐고 이것이 시중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CD의 경우 적은 물량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만큼 시장 자체에 왜곡요소가 많은 점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금리를 움직이는 것은 '기대감'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살아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현재의 금리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 가파르게 내려가기는 힘들겠지만, 상승반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원자재발 인플레 우려 등 금리인상 요인은 상당하지만 아직은 당국의 금리유지 시그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셈"이라며 "당국이 여러모로 경기 흐름에 확신을 가질 만한 하반기 쯤에나 금리가 다시 방향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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