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선거 판세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상당기간 지속돼온 한나라당 우위 구도가 약간씩 변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행사들도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죄 판결 이후 한 전 총리의 지지율이 약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는 '한명숙 바람'이 그리 강한 것은 아니지만 지지율 상승세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정당들은 수도권 선거 결과가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고 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시장 선거의 승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에서 한나라당은 경선 흥행몰이로 한명숙 바람 조기 차단에 나서고 있다. 29일 국민참여 경선을 앞두고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후보가 반(反)오세훈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오 시장도 14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여론 흐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검찰과 여권에 대한 총공세를 펴면서 '한명숙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한 전 총리가 오 시장과 맞대결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한 전 총리가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막판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의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경기도에서는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다. 40% 이상의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현 지사의 재선 가도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결정된 김진표 최고위원과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의 단일화 논의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15일까지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막판 협상을 벌일 방침이어서 극적인 타결 가능성이 주목된다.
인천시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현 시장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인천시장후보 경선은 24일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치러진다. 예비후보 3명이 유필우 전 의원을 지지하며 중도 사퇴해 경선은 송 최고위원과 유 전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 鄭대표, 與 서울 의원 긴급 소집/ 한 前 총리 무죄 파장 대응 논의
한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12일 저녁 서울지역 출신 의원들과 긴급 만찬 회동을 갖고 한 전 총리 무죄 판결이 서울시장 선거에 미칠 파장을 심각하게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일단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처키로 했다"며 "아침에 소집해 20여명이나 모인 것은 이 사안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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