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무용수들이 미술관 접수한 까닭은? 국립현대미술관, 관객과 소통 위한 무용 레지던시 프로젝트 펼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무용수들이 미술관 접수한 까닭은? 국립현대미술관, 관객과 소통 위한 무용 레지던시 프로젝트 펼쳐

입력
2010.04.16 13:49
0 0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설치작가 박기원씨의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전시장에, 지난 13일 12명의 무용수들이 들이닥쳤다. 무용 레지던시 프로젝트 '미술관, 속을 뒤집다'에 참여한 현대무용단인 LDP무용단 단원들이었다. 현대 예술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미술가와 무용가들이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자로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공연예술네트워크 판이 총기획을 맡았다. 무용 레지던시 프로젝트는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편. 게다가 미술관이 주최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고, 외국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다.

공연예술네트워크 판의 박성혜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를 "관람객들이 작가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소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예술가와 관객의 접촉을 통해 현대미술뿐 아니라 현대무용의 문턱도 동시에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무용가 차진엽, 이인수, 천종원씨 등이 참여하는 '미술관, 속을 뒤집다'는 5월 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차진엽씨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무용수들은 3주 동안 미술관과 미술작품이라는 무대에 올라와 있는 것"이라며 "관람객들에게 일부러 말을 걸거나 참여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한 퍼포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닝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미술관 벽면과 바닥을 녹색으로 칠한 작품 '배경(Scenery)' 위에서 숲 속의 두 생명체를 즉흥 연기하기도 했다. 12명의 무용수들은 설치작품 옆에서 도슨트(전시해설자)와 체조를 하거나, 관람객의 팔짱을 끼고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등 흥미로운 즉흥 퍼포먼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3주 간의 프로젝트 결과는 5월 2일 오후4시 미술관에서 관람들에게 발표된다.

박 대표는 "무용수들이 관객과 소통하고 고민하며 개인의 기량을 높이는 한편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로 레퍼토리화할 수 있는 작품도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무용은 언어의 장벽이 있는 문학이나 개인적 활동에 가까운 미술에 비해 레지던시에 더욱 적합한 분야"라며 "국내 무용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기회가 꾸준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2)2188-6232

▦레지던시

생활 공간과 제반 비용이 모두 제공되는 가운데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며 오직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질적 집단을 묶어 실험적 시도를 꾀하기 때문에 신선한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가령 벨기에의 세계적 현대무용단 세드라베 무용단이 스님들과 공연한 '수트라'(Sutraㆍ산스크리트어로 '경전을' 뜻하는 말)라는 작품은 3개월 간 중국 소림사에서 열린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결과물이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