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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탈리아국립극장 요한나 바우어 "극장의 위기, 다양한 연극작품으로 난관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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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탈리아국립극장 요한나 바우어 "극장의 위기, 다양한 연극작품으로 난관 극복"

입력
2010.04.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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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의 갑년 잔치가 풍성하다. 16일 오후 1시30분부터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개최된 '국립극장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 학술 세미나'는 6개 국 국립극장의 예술경영 전문가들을 초청해 펼친 국내 초유의 행사다. 중국 국가대극원, 프랑스 보르도 국립극장, 독일 탈리아 국립극장,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극장, 일본 신국립극장, 터키 국립극장에서 초빙된 극장장급 인사들은 '국가와 극장: 예술과 경영 사이'라는 주제로 5시간여 동안 진지하게 논의를 펼쳤다.

독일을 대표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탈리아 국립극장의 예술감독 보좌관 요한나 바우어를 인터뷰했다. 독일 연극은 격렬한 이념 대립, 연극위기론 등 한국과 흡사한 과정을 경유했다. 함부르크에 있는 탈리아 국립극장은 167년의 세월 동안 연극과 이념의 부침을 견뎌내며 독일에서 가장 견실한 극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으로, 세 차례나 '올해의 극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_ 탈리아 국립극장의 위상을 독일 통일과 연관지어 설명해 달라.

"정부로부터 공적 지원을 받는 50여개 극장 중 15개가 국립극장인데, 우리는 독일을 대표하는 전국적 위상의 극장이다. 사실 독일 통일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연극보다 '베를린 천사의 시'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보다 사람들의 생각, 글로벌리즘, 정치적 현상 등에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려 애쓴다. 특히 최근의 경제위기, 테러, 급진적 변화에 따른 공포 등은 지금 우리가 연극적으로 풀어야 할 테마이다."

_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은.

"내년에 10주년이 되는 9ㆍ11 테러는 우리에게 거대한 숙제다. 다문화와 테러리즘을 주제로 한 '아트로파', 당시의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을 비디오와 인터뷰로 재구성해 담은 '추락' 등을 꼽을 수 있다."

_ 새 문제를 담아내기 위한 새 형식은.

"시적 이미지와 잔혹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극은 여러 시각을 담을 수 있는 논쟁적 그릇이 돼야 한다. 칠레인 어머니와 포르투갈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9ㆍ11때 어린 나이였던 연출가가 21세기를 다문화 사회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아트로파' 같은 무대가 좋은 예다. 우리는 연출가에게 모든 문제를 전적으로 일임한다."

_ 지금 한국 국립극장은 배우들의 오디션 문제로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우리는 배우들은 2~3년 단위로 재계약하는데, 오디션 문제 같은 것은 한번도 없었다. 갈등이야 항상 있는 법이지만 '배우 조합'이라는 장치 덕에 직접적 충돌은 없다. 우리 극단의 경우 배우측 대표 3명이 고용주와 항상 대화를 갖는다."

_ 강력한 예술감독 제도가 그런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현재 예술감독이 극장장이어서 작품에 관한 문제는 없다. 정부 지원은 받지만 자금은 항상 부족하다. 그런데 지난해 금융위기는 직격탄이었다. 문화부의 결정으로 내년부터는 지원이 더 삭감될 예정이다. 우선 외부에서 배우를 섭외하는 일부터 힘들어질 것 같다."

_ 당신이 보는 세계의 연극 상황은.

"최근 참석한 국제 연극회의에서 내놓았던 연극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문 닫는 극장이 낯설지 않다. 신문의 사설, 칼럼은 기초 예술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는 세태를 비난한다. '세계 극장의 날' 같은 기념일이 되면 폐쇄 위기에 처한 극장 앞에 연극인들이 모여 극장을 살리자며 시위를 벌인다. 연극은 현재의 문제를 연극적으로 풀어가는 작품으로 난관을 꿋꿋이 이겨내야 한다."

한편 국립극장은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29일 오후 5시 해오름극장에서 갖는다. 이날 공연박물관 개관식과 국가브랜드 연극 '청'의 공연도 함께 열린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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