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지방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가 국내 최초로 강원도 대관령에서 생산됐다.
대관령 기슭인 강릉 왕산면에 위치한 ‘커피 커퍼 커피농장’은 1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커피 원두를 수확해 시음행사를 가졌다. 대표적인 열대성 작물인 커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대관령에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번에 생산된 원두는 아라비카 더본 종(種) 20㎏으로, 2,000명 이상이 동시에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농장 측은 이날 커피업계 관계자 50여명을 초청, 원두를 직접 볶아 추출한 커피를 제공했고 17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음행사를 열 예정이다.
국내산 커피를 수확하기까지는 꼭 10년이 걸렸다. 커피 커퍼 농장은 지난 2000년 제주 여미지 식물원으로부터 아라비카 커피나무 50그루를 들여와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농장주 김준영(44)씨는 5개 동 6,600㎡(2,000평)규모의 온실을 만들어 ‘커피 존(Coffee Zone)’이라 불리는 중남미 지역과 비슷한 환경을 갖췄다. 커피나무가 자라는 데 최적의 조건인 연중 평균 기온 15도, 60% 이상의 습도가 유지돼 온 신경을 썼다.
내년에는 1만 그루의 커피나무로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 연간 40~50㎏의 커피 원두를 생산한다. 농장 측은 수확한 원두를 직접 볶아 로스터리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로 국산 원두커피를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업용으로 국내에서 커피 원두가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고급 원두를 생산하는 이곳을 지역 명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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