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올렸다. 1997년 외환위기 때 A1에서 6단계나 하락, 투자 부적격인 BA1까지 떨어졌던 신용등급이 13년 만에 원상회복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 무디스 실사단이 방한했을 때 천안함 침몰 등 악재가 불거졌는데도 이같은 평가를 받은 것은 한국경제의 건강성을 세계가 인정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말고 아직도 저평가된 신용도를 높이는 데 더 분발하기 바란다.
무디스는 조정의 배경으로 신속한 위기 대응에 따른 급속한 경제회복, 재정의 상대적 건전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개선 등을 들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세 나라 중 하나였고 올해도 5%대 성장이 예상되는 등 글로벌 위기국면에서 예외적인 '경제적 탄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재정적자 내용과 감축일정을 제시한 중기 재정전략도 호평을 끌어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점이다. "굳건한 한ㆍ미동맹과 한반도 안정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으로 남북관계가 한국의 신용을 해치지 않는다"는 무디스의 분석은 6~8월로 예정된 S&P와 피치의 등급조정 전망도 밝게 한다.
하지만 중국과 같은 한국의 A1 등급은 원상회복일 뿐, 아직도 일본과 홍콩에 두 단계, 싱가포르와 대만에는 한 단계 뒤진다. 무디스가 '우려 요인'으로 지적한 공기업 부채의 단기 급증과 북한의 도발 리스크를 잘 새겨 한층 치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장본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신용평가기관이지만 그들의 평가가 돈으로 직결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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