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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학회' 창립준비위원장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 "분열의 시대를 통합할 씨알 움트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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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학회' 창립준비위원장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 "분열의 시대를 통합할 씨알 움트게 해야"

입력
2010.04.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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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혼란한 만큼 평화와 비폭력, 통합을 설파한 함석헌 선생의 정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지요.”

1970~19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을 이끈 함석헌(1901~1989) 선생의 사상 연구모임 ‘함석헌학회’가 16일 출범한다.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영호(69) 인하대 명예교수는 15일 “함석헌 선생에 대한 연구는 신학과 역사학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종교 등에 치우치지 않고 학문간 교류를 통해 통합적, 객관적으로 재해석할 계획”이라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학회 창립은 지난해 7월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한국조직위원회가 특별분과를 마련해 함석헌의 사상을 해외 철학자 및 종교학자들에게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해 11월 함석헌 사상을 조명하는 한 학술대회에서 김 교수가 학회창립을 제안했고, 강경안 서강대 철학과 교수,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 등 15명이 동참해 창립준비위원회가 꾸려진 것. 이들은 매주 한 차례씩 모여 준비사항을 챙겼고, 43명의 발기인을 포함, 현재까지 110명의 회원이 모였다.

김 교수는 1967년 함석헌 선생과 첫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종교에 관심을 갖게 돼 그 해 중앙신학교(현 강남대)에 입학, 함석헌 선생의 ‘인도철학’과 ‘노자’ 강의를 수강했던 것. 1970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가 1985년 귀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이도 함석헌 선생이었다. “70년 창간했다 두 달 만에 폐간 당한 잡지 <씨알의소리> 를 복간하면서 편집위원으로 참여해달라고 청하시데요.” 김 교수는 “안병무, 계훈제, 김용준 등 쟁쟁한 분들 사이에서 가장 어린 편집위원이었다”며 웃었다. 마침내 1988년 잡지가 복간됐으나 함석헌 선생은 이듬해 2월 세상을 떴다.

김 교수는 ‘씨알’사상의 대강도 설명했다. 씨알은 민중의 다른 말로 그 사상은 가장 낮은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민중이 역사의 주체라는 것, 그게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것…. 김 교수는 하지만 “민중사상(씨알사상) 외에도 선생은 민족주의를 넘어선 세계주의, 개인보다 전체를 강조한 전체론, 경쟁보다 공존을 통한 사회발전론을 주장했다”며 “이는 진보와 보수, 양극화 등 갈등과 대립을 넘어설 수 있는 훌륭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함석헌 선생은 최근 교수신문이 학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근대국민국가 만들기에 나선 인물 중 재조명이 필요한 인물 1위로 뽑히기도 했다.

학회는 매년 두 차례 세미나 형식의 학술발표회를 개최하고, 분기별로 학술지를 발간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들과 활발히 소통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할 예정이다. 먼저 각 대학에 ‘함석헌 저서 읽기’(가칭) 모임을 만들고, 학술지도 난해한 전문용어 대신 평이한 용어를 사용해 함석헌사상의 이해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이달 초 함석헌 학회 미국지부도 출범해 학자ㆍ언론인ㆍ기업인 등 20여명이 모여 함석헌 저작집 토론 모임을 하고 있다”며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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