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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사이즈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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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사이즈의 문제'

입력
2010.04.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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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트레이너가 비만 남성 헤르젤(이지크 코헨)에게 쏘아붙이듯 말한다. "잊지 말아요. 입은 말만 해야 한다는 거." 하지만 다이어트 두 달 동안 남자의 몸은 살이 빠지긴커녕 되려 13㎏이 불었다. 헤르젤 때문에 손님이 끊길까 안절부절하는 트레이너는 아예 굴욕감을 안긴다. "고래처럼 커지는 당신을 보는 것은 고통이에요." 헤르젤은 뚱뚱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괄시를 받고 반강제로 일을 그만두기까지 한다.

먹자니 마음이 괴롭고, 안 먹자니 혀가 괴롭다. 이래저래 고민하다 일본 음식점에 취직한 헤르젤은 어느 날 TV를 보다 삶의 전환점을 발견하게 된다. 거대한 몸집 때문에 되려 극진한 대접 받을 수 있는 스모를 발견한 것. 그는 자신의 몸이 스모 선수로선 타고났다고 여기고 뚱보 친구 세 명을 규합해 스모 선수단을 만들려 한다. 코치로는 일식당의 주인이자 전직 스모 심판인 기타노(이가와 토고)를 초빙한다. 사회로부터 냉대받는 고도비만을 무기 삼아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이들의 야심만만한 계획은 예기치 않은 풍랑을 만나며 좌초 위기를 맞는다.

비만과 다이어트라는 전세계적 화두를 유머와 휴머니티로 다뤘다. 비만 남녀의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을 자연스럽게 녹여 만든 영화다. 음식점 점원이 시키지도 않은 다이어트 코크를 내오거나 몸무게를 못 이긴 저울이 오류를 일으키는 장면, 뚱보 친구들과 탄 차 문이 잘 닫히지 않거나 두 비만 남녀가 차 안에서 몸을 섞다 유리창이 깨지는 모습 등이 씁쓸한 유머를 던진다. 살이 많이 쪘다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공감하면서도 움찔해 할 장면들이다.

영화는 외치는 듯 하다. "만국의 뚱보들이여. 비만도 개성이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이스라엘 영화로 새론 메이몬과 에레즈 다드모르가 공동 연출했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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