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장례준비에 나서고,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할 가족대표를 선정하는 등 분주해졌다. 끝내 찾을 수 없는 실종자들은 '산화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14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장례위원장은 실종된 나현민 일병 아버지 나재봉씨가 맡았다. 이정국 가족협의회 대표는 "가족들 중 4명으로 시신 수습, 운구, 안치, 분향 등을 총괄할 장례위원회를 꾸렸고, 인양이 끝나 사고 원인이 판명되면 관련 절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미 인양 후 수색작업이 끝나도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는 '산화자'로 처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44명 중 7~10명의 산화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가족회의에서 폭발로 천안함이 절단됐다면 폭발지점에 있던 장병들은 산화자로 처리하기로 했고, 군에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함미 수중 부양 이동 중 유실을 막기 위한 군의 조치에 대해서는 "최초 공개된 함미 절단면에 군이 설치했다고 한 그물망과 로프가 보이지 않았다"며 강한 의심을 표했다.
합조단에 참여할 가족대표로는 A씨를 선정했지만 사생활을 고려해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A씨는 한국형 구축함과 참수리호 등에 승선했던 해군 출신으로 사고 직후부터 다른 가족들에 앞서 해군의 대응과 문제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 원인 규명은 물론 초동 대처 미숙과 함미 발견이 지연된 점 등 여러 의혹들을 명확히 밝혀 가족들의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합조단에 참여할 나머지 해양 사고 전문가 3명의 섭외가 쉽지 않아 차선책으로 문제 분석 능력이 뛰어난 조사전문가를 섭외할 계획이다. 군에는 인원 및 현황, 조직 구성 및 세부 일정, 조사 활동 범위, 조사단 처우 문제 공개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가족대표단 10명은 15일 오전 함미 인양 과정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군 헬기로 백령도 인양작업 현장에 합류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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