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천안함 함미(艦尾)에 대해 군이 원거리 공개라는 절충안을 택했다.
군은 당초 군사 기밀 유지와 실종자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기로 정했지만 입장을 수정한 셈이다. 군이 그동안 비공개를 고집한 이유는 절단면과 내부 구조가 자세히 공개되면 선체의 취약 부분이 적에게 그대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현재 천안함과 구조가 똑같은 초계함을 20여척이나 보유하고 있어 취약점이 드러나면 유사시 장병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함미 내부에 있는 실종자들의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 공개 경우 인권을 경시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점, 파손된 함체가 언론에 공개되면 군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하지만 미공개 시 검증되지 않은 분석들이 쏟아져 각종 의혹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군의 사고 대응 과정 전반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이 14일 "군 작전과 관련해 언론이 이렇게 깊숙이 들어온 적이 없었다"고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고심 끝에 군은 천안함 내부와 무기 탑재 상황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함미 등 외부 모습을 멀리서 보여 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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