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광주의 성적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충남과 인천은 바닥이었다. 특수목적고 등이 있는 지역의 성적이 특히 높았고, 지역ㆍ학교별 학력 격차는 여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4일 발표한 2010학년도 수능 성적 기초 분석 결과는 이런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수능 성적의 잣대인 표준점수 평균은 제주와 광주가 각각 1, 2위로 높았으나, 1등급 학생 비율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가 위치한 시군구, 서울 강남지역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목고, 비평준화 지역 압도적 강세
수능 1등급 비율과 표준점수 평균이 높은 상위 30개 시군구의 공통점은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어(110.3점)와 수리 '나' 영역(112.1점)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부산 연제구엔 장영실과학고와 부산외국어고가 있다. 무려 25%가 수리 '가'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강원 횡성군에는 민족사관고가 있으며, 외국어(영어) 영역 표준점수가 112.5점으로 전국 1위인 경기 과천시엔 과천외고가 위치해 있다.
언어, 수리 '가'ㆍ'나', 외국어 영역의 1등급 학생 비율에서 모두 전국 '톱10' 안에 든 충남 공주시는 대표적인 비평준화 지역이다. 한일고 등은 특목고 못지 않은 명문고로 알려져 있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도 수능 1등급 학생 비율이 월등히 높은 지역이다.
학교별 격차는 최대 73.4점
전국 16개 시도별 표준점수 평균은 가장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의 차이가 5.5점~12.8점이지만, 232개 시군구로 세분화 했을 경우 격차가 31~44.1점으로 벌어진다.
개별 학교별 점수 비교시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언어는 가장 높은 학교가 127.6점인 반면 가장 낮은 학교는 54.2점에 그쳤다. 두 학교의 점수차는 무려 73.4점에 이른다. 학교별 최고ㆍ최저 점수 차이는 외국어 69.2점, 수리 '가' 61.4점, 수리 '나' 59.6점으로 각각 나타났다.
선발 방식에서 차이가 나는 과학고 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와 일반고, 종합고의 입반계반 등을 한꺼번에 분석한 결과로 보여진다. 교육계에서는 이런 학교별 학력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 제시되지 못할 경우 학교서열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심화하는 도시ㆍ농어촌 지역의 학력 격차
지역 규모별로는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비해 읍면 지역의 학력 격차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도시와 중소도시는 각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이 모두 100점을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읍면지역은 단 한 영역에서도 100점을 넘지 못했다. 특히 수리 '가'의 표준점수 평균은 89.1점으로 9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읍면 지역의 1등급 학생 비율도 대도시 및 중소도시에 비해 영역별로 2%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 도(都)-농(農)간 학력 불균형 현상이 심각했다.
대구는 상위권 증가, 충남은 하위권 감소
성적 향상도는 지역별로 제각각이지만 상위권 학생인 수능 1,2등급 학생이 고르게 늘어난 지역은 대구와 제주였다. 대구는 언어와 수리 '나' 영역에서 1,2등급 학생의 비율이 각각 전년 대비 1.3% 포인트, 0.9% 포인트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제주는 외국어에서 1, 2등급 학생 비율이 1.8%포인트 증가해 향상도가 가장 높았다.
하위권인 8,9등급 학생의 비율을 가장 크게 낮춘 곳은 충남과 경북이다. 충남은 언어에서 8. 9등급 학생 비율이 3% 포인트 감소했고 경북도 외국어에서 하위권 학생 비율을 2.9% 포인트 줄였다.
서울은 성적 양극화
서울 지역에는 우수 학생이 많은 만큼 하위권 학생 비율도 다른 시도에 비해 높았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서울은 외국어 1등급 비율이 7.1%로 1위였고, 수리 '가' 영역도 5.7%가 1등급을 받아 전국 16개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언어도 1등급 비율이 4.6%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언어의 경우 8,9등급의 비율이 10.4%로 경북(10.7%), 경남(10.6%)에 이어 3번째로 높았고, 수리 '나'(7.9%), 외국어(10.4%)에서도 모두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학생들의 성적 차이를 나타내는 표준점수의 표준편차도 언어(19.8), 수리 나(20.3), 외국어(20.5)영역 모두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나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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