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황사가 심할 땐 서울시내 지하철역 내 환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황사 등으로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300㎍/㎥가 되면 환기장치 가동을 중단한다. 환기구를 작동하면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역 안으로 들어와 공기질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시의회에서 최근 이 같은 문제가 부각돼 "사실상 지하철역의 황사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황사 때 지하철역 내부의 공기 질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서울에 황사경보가 발령된 지난달 20일 오후 8∼9시 시청역과 서울역 등의 대합실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농도는 270∼300㎍/㎥로 지하철역 환기구 작동을 멈추는 기준이 되는 외부 먼지농도와 비슷했다.
평소 지하철역 미세먼지 농도는 100㎍/㎥를 거의 넘지 않는다. 이날 서울역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는 환기장치 가동 후인 오후 10시에는 81㎍/㎥, 오후 11시에는 45㎍/㎥로 낮아졌다. 당시 서울 도심의 실외 미세먼지 농도는 400∼570㎍/㎥였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큰 황사 시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련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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