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드디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애플, 구글에 이어 MS까지 휴대폰 사업에 가세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컴퓨터(PC) 및 인터넷에 기반을 둔 정보기술(IT) 진영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MS는 13일 자체 개발한 '킨 1'과 '킨 2'등 2종류의 휴대폰을 발표했다. MS가 설계하고 일본 샤프가 제조한 킨은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이다. 즉,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안드로이드폰'처럼 인터넷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전송받아 설치할 수 없고 제조 단계에서 정해놓은 기능만 사용해야 한다.
MS가 스마트폰을 만들 지 않은 이유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봤기 때문이다. MS 관계자는 "MS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킨은 기존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는 중간 단계의 가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즉, 휴대폰에 PC 기능 일부를 도입했으나 스마트폰처럼 사용법이 복잡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MS는 이를 새로운 형태의 '소셜 폰'이라고 부른다.
MS가 소셜 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인터넷을 주도하는 20,30대 젊은 이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트위터''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등 사회관계형 서비스(SNS)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폰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는 터치 스크린과 PC 자판 형태의 쿼티 자판을 도입했고, 초기 화면에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에 올라온 글이 자동으로 표시되도록 했다. MS의 인터넷 사이트'준'에 접속해 음악이나 인터넷 라디오도 들을 수 있다.
킨 1은 4GB, 킨 2는 8GB로 저장 용량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을 통해 다음달에, 유럽에서는 가을에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을 통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 선보인다.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MS 관계자는 "킨은 미국, 유럽인들 취향에 맞춘 폰"이라며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이용자가 많지 않은 국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MS의 본격적인 스마트폰은 올 가을 이후나 연말쯤 나올 전망이다. 로비 바흐 MS 부사장은 "MS의 휴대폰용 운용체제인 윈도폰7을 설치한 스마트폰은 올 가을 이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는 MS의 스마트폰이 내년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MS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며 "해외는 올 가을, 국내는 내년 이후에 윈도폰7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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