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소형차 라세티 제조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러시아 자동차부품회사 한국법인 타가즈코리아가 이번에는 계약위반으로 수십억원의 돈을 물게 됐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 강인철)는 디젤엔진용 실린더 블록을 납품하는 S업체가 지난해 10월 타가즈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타가즈코리아는 S업체에 6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S업체는 2008년 6월 타가즈코리아와 2014년까지 매년 약 4만2,000개씩 디젤엔진용 실린더 부품 30만개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S업체는 해당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62억여원의 비용을 들여 제조시설을 만들고, 2008년 말부터 지난해 3월까지 타가즈코리아에 납품할 부품 1,432개를 생산했다. 하지만 타가즈코리아는 이중 932개에 대한 값만 치르는 등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계약과 달리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러시아 자동차 시장감소' 등을 이유로 대금지불을 미뤄 S업체가 결국 지난해 10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타가즈코리아가 S업체와 맺은 물품공급 계약대로 실린더 부품을 발주하지 않는 등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타가즈코리아는 S업체가 투자한 62억여원에 대한 시설투자비 중 감가상각비용(2,900여만원)을 제외한 61억여원과 대금지급이 안된 실린더 500개의 대금 5,050만원을 지불할 의무가 있다"고 선고했다.
타가즈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전직 GM대우연구원 등을 통해 GM대우의 라세티 제조기술을 불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 GM대우가 "기술유출을 이용해 개발한 신차 C-100을 폐기하라"는 소송을 낸 바 있어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빠졌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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