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폐막한 이틀간의 워싱턴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과 한국 원전 산업의 우수성 홍보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당초 이 대통령은 12일 업무만찬과 13일 정상 제1세션에서 각각 발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2일에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차기 정상회의 유치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어서 발언 기회를 다른 정상에게 양보했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13일 준비한 모든 내용을 회의중 발언과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했다.다. 사회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옆에 자리잡은 이 대통령은 회의 시작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하자 영어로 간단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영어 발표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이런 역사적 회의에 초청한데 감사한다"면서 "한국이 차기 정상회의 개최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참가국 정상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한국에서 만납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많은 국가들이 위로해준 점 등에 정상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는 후문이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발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우리 대표단은 현재 원전 20기를 운용 중인 한국에서 원전 도입 이후 지난 32년간 단 한차례의 사고도 없었다는 입장을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이 2006년에 핵 물질 방호를 총괄하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을 설립하고 방사성 물질 추적∙감시∙방재 대응 시스템을 완성했다는 점도 홍보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47개국 중 절반 가량은 원전이 없는 잠재적 원전 수요국이고, 일부 국가는 1,2기 정도의 원전만을 운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막후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UAE와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만나 한미FTA 비준을 촉구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솔직한' 화법으로 비준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한국과의 FTA를 진전시킬 강력한 의지가 있다"며 "현재 상황이 좀 어렵긴 하지만 행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사람(favorite man)'이라고 호칭하면서 "지난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때 오바마 대통령을 즐겁게 해줘서 내가 편해졌다"고 농담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자와 만나 원전 수주로 형성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모하메드 왕세자(상반기) 칼리프 국왕(하반기)의 한국 방문을 차례로 추진하기로 했다.
워싱턴=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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