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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쇼크'에 빠진 수도권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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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쇼크'에 빠진 수도권 분양

입력
2010.04.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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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폭탄'이 줄줄이 터지고 있다. 비인기ㆍ과잉공급 지역은 물론, 1순위 청약 '대박 단지'들조차 찬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단지는 쏟아지는데 값은 떨어지고, 들어와 살 사람은 하나 둘 떠날 궁리뿐이고, 시세가 분양가보다도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공포가 수도권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태

1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용인 파주 안성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입주예정 물량은 대략 1만9,000여가구. 특히 지난해 청약 열풍 진원지 가운데 한 곳인 인천 청라지구도 올 상반기 안에 9개 단지 5,600여가구가 전매제한에서 풀리며 분양권이 일제히 쏟아진다.

그러나 분양 당시 뜨거웠던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며, 분양권 시세 또한 고개 숙인 지 오래다. 이미 전매제한이 풀린 '청라자이'조차 일부 가구를 제외하곤 대부분 분양가보다 2,000만원 이상 낮은 시세다.

수원 용인 안성 남양주 일대에도 제 값을 못 받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가 급락한 중대형 주택일수록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5월 입주예정인 수원 영통구 매탄동 '매탄e-편한세상'은 대부분 가구의 시세가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씩 낮은 상태이며, 수원 장안구의 '임광그대가' 단지 역시 웃돈이 없거나 이보다 3,000만~5,000만원 이하씩 떨어졌다. 안성시 공도읍 'KCC스위첸' 84㎡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안팎이 싼 분양권 급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추가 하락마저 예상된다.

지난해 1순위 청약 마감을 이어갔던 남양주 별내지구 신규 단지의 상당수 분양권도 최근 분양가보다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넘게 떨어진 채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 최대 미분양지 가운데 하나인 용인은 신규 분양업체들의 분양가 할인 마케팅까지 나서면서 기존 분양권 시장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성복동 '수지자이2차' 분양권은 대부분 가구가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에 시세가 형성됐고, 일부 대형 가구는 4,000만원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인근 '래미안동천' 아파트는 일부 대형의 경우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내린 헐값 분양권도 나오고 있다.

원인

시장 심리 위축으로 주택 구매력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실수요자들의 구입시기조차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건설사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상당수 건설사들이 적정가 이상의 고가분양을 함으로써, 마이너스 프리미엄 사태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자금난에 쫓긴 건설사들이 유동성 회수를 위해 분양가 할인 등의 특별 분양에 나서고 점도 기존 분양가를 낮추는데 한몫하고 있다. 아울러 2007년말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시에 공급한 아파트 입주가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유동성 위기 전주곡?

마이너스 프리미엄 문제는 단순히 분양가보다 떨어졌다는 것을 넘어, 미입주와 계약해지, 입주거부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분양 조건은 ▦계약금(분양가의 10%) ▦중도금(60%) ▦잔금(30%)로 돼 있는데, 그나마 중도금 조건도 이자후불제나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는 곳이 많아, 건설사로선 사실상 입주 때가 돼야 분양수입이 된다. 따라서 입주에 차질을 빚을 경우 자금회전이 안돼 유동성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건설사들이 현 마이너스 프리미엄 사태를 두렵게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대형건설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최근 입주를 앞두고 건설사와 계약자간 소송이 빚어지거나 계약해지 요구와 입주거부가 일어나는 곳이 많은데 모두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로 보면 틀림없다"며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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